구내식당 대신 선택한 한 끼, 얼큰 칼국수와 겉절이의 조합 (#직장인 점심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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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위에도 자꾸 생각나는 얼큰한 칼국수 한 그릇 – 오늘의 점심은 칼국수집에서
무더운 여름, 햇빛이 강하게 내리쬐고 땀이 줄줄 흐르는 날씨인데도 이상하게 ‘칼국수’가 떠올랐다.
시원한 냉면이나 메밀국수가 먼저 생각날 법한 계절인데 말이다.
뱃속이 허하고 마음이 심심해서일까.
자극적인 국물과 탱글탱글한 면발, 그리고 아삭하게 씹히는 겉절이까지 함께 곁들이면 세상 부러울 것 없는 한 끼가 완성된다.
오늘 점심은 구내식당이 아닌 외부 칼국수집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가는 칼국수 전문점,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냄비들의 향이 코끝을 자극한다.
벽에는 ‘직접 뽑은 수타면’이라는 문구가 붙어 있고, 메뉴판에는 얼큰 칼국수, 바지락 칼국수, 닭칼국수 등 다양한 종류가 눈에 들어온다.
나는 고민하지 않고 ‘얼큰 칼국수’를 주문했다. 그날 따라 얼큰하고 칼칼한 국물이 간절했기 때문이다.
잠시 후, 빨간 국물에 파송송, 고춧가루와 청양고추가 둥둥 떠 있는 얼큰 칼국수가 나왔다.
국물 한 숟가락 떠 넣는 순간, 매콤함 속에 깊은 감칠맛이 퍼지며 입맛을 확 살려준다.
멸치와 다시마 육수에 고추기름을 더한 듯한 국물은 얼큰하면서도 속을 뜨끈하게 데워준다.
거기다 직접 뽑은 면발은 두툼하고 쫄깃해 한 젓가락 먹을 때마다 입안 가득한 만족감을 준다.
탱글탱글한 면과 국물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며, 젓가락질이 멈추질 않는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단짝, ‘겉절이’. 잘 익지 않은 김치가 아닌, 갓 버무려낸 겉절이 특유의 신선함은 칼국수의 얼큰함과 찰떡궁합이다.
풋내가 나지 않도록 들기름과 참깨로 마무리된 겉절이는 매콤한 국물 사이사이 입안을 정리해주는 역할을 한다.
국수 한 젓가락, 겉절이 한 입, 그리고 다시 국물 한 숟갈. 이 반복이 한동안 멈추지 않았다.
밖은 덥지만, 에어컨이 시원하게 나오는 실내에서 먹는 얼큰 칼국수 한 그릇은 무더위에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때로는 계절과 맞지 않는 음식이, 오히려 몸이 진짜로 원하는 음식일 때가 있다.
여름에 먹는 얼큰 칼국수는 단순한 식사 그 이상이었다.
어릴 적 엄마가 해주시던 손칼국수가 문득 떠오르기도 했고, 뜨끈한 국물이 속을 채워주면서도 마음까지 데워주는 느낌이었다.
점심시간을 조금 벗어난 시간이라 손님이 많지 않아 조용하게 식사할 수 있었던 것도 좋았다.
창밖으로는 따가운 햇살이 내리쬐고 있었지만, 나는 시원한 실내에서 칼국수 한 그릇으로 오늘 하루의 활력을 다시 얻는 느낌이었다.
종종 ‘덥다고 무조건 시원한 음식만 찾을 필요는 없다’는 말을 실감한다.
땀을 흘리며 뜨거운 국물을 한 숟가락 떠먹을 때, 몸속 깊은 곳까지 정화되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땀이 나더라도 개운하고 시원한 느낌. 오늘의 칼국수는 바로 그런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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